국가필수예방접종(NIP) 혼합백신 도입에 반발한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들이 집단 보이콧을 선언한 가운데 보건당국이 초당적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소청과 의사들이 요구하는 접종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놨다.
질병관리본부 공인식 예방접종관리과장은 16일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혼합백신 도입과 관련한 의료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공인식 과장은 “혼합백신 도입은 전세계적인 추세이고, 무엇보다 영유아들의 편의성이 높은 만큼 의료계가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소청과 개원가는 국가필수예방접종에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며 “앞으로도 국민건강 제고 차원에서 국가 사업에 적극 동참해 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혼합백신 도입을 둘러싼 갈등은 지난 해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통해 5가 백신 도입을 전격
의결했다.
백신을 공급하는 제약회사들이 기존 4가 백신에서 5가 백신으로의 대체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자칫 공급대란 상황을 맞이할 수 있는 만큼
혼합백신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었다.
실제 글로벌 제약회사인 GSK는 지난 2015년 4가 백신 공급중단을 선언했고, 사노피-파스퇴르 역시 우리나라 보건당국에 5가
백신으로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통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안전성과 유효성 검토를 통해 5가 백신 도입을 결정하고, 오는 5월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하지만 소아청소년과 개원가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5가 백신 도입에 따른 수입 감소가 주된 이유였다.
기존 4가 백신의 접종시행비는 2만7300원으로, 3회 접종시 의료기관은 8만1900원의 접종비를 받는다. 여기에 별도 접종이
필요한 헤모필루스인플루엔자 백신(Hib)을 감안하면 접종비는 더 늘어난다.
1회 접종비 1만8200원씩 3회를 맞아야 하는 만큼 기존 4가 백신 체제에서 의료기관들은 소아 1명 당 13만6500원의 접종비를
받아왔다.
그러나 5가 백신의 경우 별도 Hib 접종이 필요없어 총 3회만 투여하면 된다. 1회 당 3만6400원으로 접종비가 인상됐지만 총
발생되는 수입은 10만9000원으로 오히려 줄어든다.
때문에 소청과 개원가에서는 “접종비를 현행 수준으로 보존하지 않으면 혼합백신이 도입되더라도 예방접종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청과의 보이콧 선언에 보건당국은 애가 타는 모습이다.
국가필수예방접종의 90% 이상을 민간 의료기관이 담당하고 있고, 또 그 중 절반이 소청과인 점을 감안하면 보이콧에 따른 충격파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위원회에서 의결된 접종비 인상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공인식 과장은 “신규 백신에 대한 접종비가 위원회에서
의결되기는 했지만 최종 결정은 장관고시로 확정되는 마늠 현재 의료계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가 국민들
입장에서 접근해 주길 바란다”며 “보이콧에 따른 국민 불편이 초래되면 의료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4가 백신은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등을 예방하는 ‘DTaP-IPV’를 말하며, 5가 백신은 여기에 Hib가
추가된 백신이다.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2017년 03월 16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