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수두 백신’에 연 125억원 혈세 낭비
<앵커 멘트>
국가 필수 예방접종 항목으로 지정돼 영유아기에 누구나 맞아야 하는 수두 백신의 절반 가량이 전혀 효과가 없는 엉터리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해 100억 원이 넘는 예산 낭비를 넘어 백신 접종을 둘러싼 부모들의 불안감까지 가중되고 있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생후 12개월 된 이 남자아이는 지난주 수두백신을 접종했습니다.
<인터뷰> 오정희(보호자) : "12개월이 돼서요. 수두랑 MMR(홍역·볼거리·풍진) 백신이 있어서 두 개 먼저 맞히고 왔습니다."
몸통에 물집 반점이 생기는 수두는 전염력이 매우 강해 예방접종이 필숩니다.
지난 2005년 수두백신이 국가 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됐습니다.
12개월에서 15개월 영유아를 대상으로 단 1회 접종받도록 한 겁니다.
하지만 수두 환자는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국가 예방접종에도 불구하고 10년간 환자가 4배 이상 느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이 그 이유를 연구해 봤더니 국내 수두백신의 예방 효과가 13%에 불과해, 미국은 물론 중국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국내 도입된 백신 4개 가운데 2개는 전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해 수두 예방 접종 예산은 125억 원에 이릅니다.
논란이 일자 보건 당국은 수두 백신의 효능을 재검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인터뷰> 정혜주(식품의약품안전처 생물제제과 과장) :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현재 정부 차원에서 (백신의) 효과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를 검토할 예정입니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처럼 4~6세 때 예방접종을 한 차례 더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보건 당국의 연구가 마무리되는 데는 최소 1년이 필요해 당분간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입력 2016.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