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기 기자
- 승인 2013.07.02 07:25
특정 연령대를 대상으로 HPV 백신접종을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전환시 비용효과성을 분석한 것으로, 결과는 비용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최근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의 경제성 분석'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원은 경제성 분석을 위해 12세 여아에게 HPV 백신 접종을 국가필수예방접종 프로그램에 포함시켰을 때 HPV 감염 감소가 CIN(자궁경부 상피내종양)과 자궁경부암 발생 감소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수명연장과 삶의 질을 고려한 질보정수명연수(QALYs)를 적용해 비용-효용 분석을 수행했다.
여기에는 사회적 관점에서 의료비용 뿐 아니라 시간비용, 간병비용, 교통비용 등을 모두 포함됐다.
분석결과를 보면 12세 여아 코호트에서 HPV 예방접종 프로그램 도입시 HPV 백신 접종 프로그램군의 자궁경부암 발생환자 수는 2,042명이었고, 현재 검진 프로그램군에서는 3,709명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으로 자궁경부암 발생 환자를 1,667명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 추가로 얻게 되는 전체 코호트의 기대수명은 1,648LYG( life-year gained), 질 보정수명은 1,849QALYs로 산출됐다.
국가예방접종 도입 후 백신비용 인하율을 70%, HPV 백신 접종률을 86%로 가정했을 때 백신 접종 비용으로 약 909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예방접종 프로그램 도입 이후 CIN 발생 감소로 절감되는 비용은 약 174억원, 자궁경부암 발생 감소로 절감되는 의료비용은 약 139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종합하면 HPV 예방접종 프로그램 도입 시 소요되는 총 비용은 1,670억원(할인율 5%적용)으로, 도입 전 비용인 1,072억 원에 비해 약 598억원이 추가로 소요된다.
이를 기반으로 비용-효용 분석을 실시한 결과, HPV 예방접종 프로그램 도입 시 1,849QALYs를 추가로 얻는데 따른 비용은 598억원이 더 소요돼 경제성 평가기준이 되는 점증적 비용-효용비 ICER)는 3,200만원/QALY로 산출됐다.
다만 백신가격 및 백신효과, 할인율 등이 비용-효과성 여부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확인돼 HPV 국가예방접종 도입 후 현재의 백신비용 수준에서 50%까지 낮추거나 3회 모두 접종해 접종효과를 극대화할 경우에는 HPV 예방접종이 비용-효과적이 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현재 한국의 상황에서 12세 여아에게 HPV 백신 예방접종 프로그램이 비용-효과적이지 않았으나 일부 변수들의 변화에 따라 비용-효과성 여부가 민감하게 바뀌고 있어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을 냈다.
한편 보의연은 이번 연구결과를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일본에서 터진 HPV 백신 접종 부작용 논란이 커지면서 일단 온라인 홈페이지만 연구결과를 등록해 놓았다.
자칫 민감한 시기에 이러한 연구결과를 공개할 경우 불필요한 논란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연구책임자인 보의연 안정훈 보건서비스분석실장은 “이번 연구에서는 HPV 백신 접종의 안전성에 대한 부분은 고려되지 않았다”며 “결론에 제시된 것처럼 현재 상황에서는 HPV 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시킬 경우 비용효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지만 백신비용 하락 등을 고려하면 다른 결과가 고려될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