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가 말하지 않는 약이야기,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새물결약사회 최방선 학술이사
2016-08-04 약사공론
"암을 예방하는 최초의 백신. "
"이것은 혁명이다."
맨처음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이 나왔을때 모두의 반응이었다. 백신으로 암을 예방할 수 있다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게다가 한국정부는 2016년 6월부터 자궁경부암예방 백신을 어린이 대상 국가 무료 백신접종 프로그램에 추가해서, 만12세의 여학생들은 무료로 이 백신 2종(가다실, 서바릭스)를 맞을 수 있게 하였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의료복지가 늘어났구나. 게다가 암 예방백신이라니.”하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는 “하고 많은 백신 중에 왜 하필 가다실?”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에 쏟아져 나오는 정부, 또는 보건의료 관련 단체에서 이 백신사업에 대해 내놓은 자료들을 하나하나 훑어보면서 나는 내가 이에 대한 글을 하나 써야 되겠다고 결심했다.
왜냐하면 이미 나와있는 수많은 자료들에는 제약회사 측에서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에 대한 이점 만이 나열돼 있을 뿐, 백신이 가지고 있는 현실적 한계점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백신을 맞지 마라", "맞아라"하는 최종 선택은 대상자 또는 (대상자가 아직 어린 미성년자인 관계로) 그 보호자가 하게 되겠지만, 균형 있는 정보의 제공 없이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다는 믿음으로 나는 이 글을 쓰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말하기에 앞서 나는 나 자신이 백신반대론자가 아님을 분명히 밝혀둔다. 가끔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말하면 백신반대론자로 매도를 당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나의 경우에 해당되지않는다.
나는 국가의 다른 무료 백신 접종사업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그러나, 이 HPV예방백신인 가다실, 서바릭스 만큼은,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내가 이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 접종에 비판적인 이유는 단순히 부작용 우려 때문만이 아니라, 백신 자체의 효용성에 대해 의문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왜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말해보고자 한다.
1. HPV(인간 유두종 바이러스)예방백신은 암을 완전히 예방하지 못한다. 다만 암을 "미룰 수"는 있다(not prevention, may be a delay).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사실 이 백신은 "HPV(human papilloma virus, HPV) 예방 백신"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주1)
HPV는 그종류가 아주 다양하다. 현재 밝혀진 것들만 해도 190여가지가 넘는다. 그 중 인간의 생식기 감염에 관여하는 것은 대략 40여종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 가운데 자궁경부암과 관련된 것은 고위험군 15종, 고위험 가능성인 것 3종, 그리고 저위험군 12종, 해서 도합 30종이다(주2).
여러분이 제일 잘 알고 있는 가다실은 고위험군인 16,18번과 저위험군인 6,11, 이 4가지를 커버하고 2종백신 서바릭스는 고위험군 2종만 커버한다(주3).
그러니까 우리가 자궁경부암을 예방한다고 말하는 이 백신은 사실 저 30가지 중에 4가지 HPV만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16,18번이 가장 고위험군 종이므로, 자궁경부암을 70%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제약회사는 주장하고 있지만, 앞서 말했듯이, 그것도 결국 확률계산에 의한 예방률이지 입증된 예방률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정말 중요하지만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이백신의 효능이 지속되는 기간이 얼마냐" 하는 것이다. 이것에 대해 제약회사도, 그리고 접종을 해주는 의료인도 말해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백신에 대해 지식이 많지않은 일반인들이 먼저 “이백신의 효능이 얼마나 지속이 되나요?”하고 묻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지금까지 입증된 이 백신들의 효능 지속기간은 한번도 HPV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접종했을 경우 가다실은 5년, 서바릭스의 경우 6.4년이다【1】.
미국 CDC 웹사이트의 자료를 보면 이 백신들의 효능은 최대 10년까지 유지될것이라고 보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HPV 감염으로 precancerous cell이 생겨나 암으로 발전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15-20여년이상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백신들의 효능지속기간은 턱없이 부족하며, 그렇기 때문에 이 백신들은 정확히 표현하자면 암을 예방하는 백신이 아니라 "암을 미룰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백신"인 것이다.
또한 이 백신의 개발단계에 참여했던 다이앤 하퍼 박사의 말을 빌리면, 개발 당시 연구 데이터를 봐도 이 백신의 HPV 감염 예방효과가 사람에따라 다양했으며, 통계나 평균수치가 아닌 개인별 관점에서는 백신의 효능이 개인마다 큰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실제로 이 백신이 정확히얼마나 오래 효능을 유지할 것이냐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의 “효용성"이 과연 정기적 스크리닝 검사인 Pap smear test를 뛰어 넘을 수 있나?
앞에서 열거한 여러 이유들 때문인지, 제약회사가 스스로 만든 약물 정보나 미국 FDA 약품 정보를 보면, 백신의 접종과 함께 자궁경부암예방을 위해 꼭해야하는 것으로 권고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pap test(자궁경부세포검사)이다. 백신으로 자궁경부암을 완전히 예방할 수 없기때문에, 백신 접종을 마쳤다고 해서 정기적 screening을 빠뜨리지말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pap smear test는 뭔가? 이 테스트는 “자궁목질(경부)세포검사” 또는 일반적으로 “자궁경부암 검사”라고도 알려져 있는 것으로 자궁경부에 질경을 넣어 세포를 채취하여 유리 슬라이드에 도말하여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검사는 정기적으로 시행 되고 follow-up이 병행될 경우,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죽음을 8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
잠깐, 아까 그 가다실 백신은 70%의 자궁경부암 예방확률, 그것도 실제 임상시험으로 검증한 게 아니라 계산을 통해 예상한 예방확률인데 pap test는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할 확률을실제로 자그마치 80%나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검사는 정기적으로 할 경우 암으로 진행되기 전단계인 CIN2/3를 감별할 수 있기때문에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실제 미국은 이 자궁경부세포 검사덕분에 지난 50년간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죽음을 74% 줄일 수 있었으며,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이 높은 나라는 대부분 이 검사에 접근하기 어려운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이다【3】.
여기까지 읽다보면 이런 의문이 생기지 않는가? 백신을 맞아도 자궁경부 세포검사를 해야한다, 그리고 자궁경부암을 완전히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 검사를 빠뜨리면 안된다, 그렇다면 그냥 백신 안맞고 검사만 받아도 되지않나?
게다가 앞서 말했지만, 백신을 맞아도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밖에, 그것도 특정 strain의 HPV만 예방 가능하다는데 말이다. 정부가 정말로 자궁경부암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있고 예방 의지가 있다면 예방효과가 불완전한 백신을 무료 접종하는 데 예산을 쓸게 아니라, 자궁경부 세포 검사, Pap smear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교육하고 이 검사의접근성을 올리는 정책이 더 유효하지 않을까?
자궁경부암백신이 완벽하게 자궁경부암을 예방하지 못하더라도, 그 효능이 비록 짧은 기간 동안만지속되더라도 HPV감염을 예방하는데는 탁월하지 않은가 그러니 나는 맞아야겠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다. 물론 이런 결정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백신을 맞기 전에 한가지 더 짚어봐야 할 것이 있다.
3. HPV는 얼마나 위험한 바이러스인가?
위 자궁경부암 세포조사 요약표에서 알 수 있듯이 자궁경부암과 연관된 HPV는 주로 성접촉에 의해 감염된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genital HPV 감염은 성병인 것이다. 그런데 이 감염의 70% 정도는 -심지어 자신이 감염이 되었는지도 모르게- 무증상인 상태에서 1년안에 사라진다. 그리고 90%가 2년안에 아무 문제없이 우리 몸의 면역에 의해 저절로 치료가 된다. 나머지 10% 중의 절반, 그러니까 전체의 5%가 3년안에 암전단계 세포인 CIN 2/3 lesion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성생활을 시작하자마자pap test를 하는게 아니라, 첫 성교후 3년이 지나서부터 자궁세포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기도 하다(첨부한pap test 요약표를 참고로 살펴보기를 바란다).그리고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세포 검사를 받는다면 CIN lesion감별을 통해 암으로 진행되기 전에 세포의 변형을 알 수 있고 치료할 수 있다.
그럼 나머지 5%의 여성중 암전단계까지 간 CIN3 lesion을 가진 여성이 있다고 치자. 그럼 이 여성은 곧바로 암에 걸리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 부위가 암으로 완전히 진행되기까지 수년이 걸리며, 5%의 여성중 CIN2를 제외한 CIN3 단계의 여성만 놓고 봤을 때 그 여성들의 20%만이 암으로 진행이 되며 그 기간은 보통 5년정도 걸린다. 이것은 전체 HPV 감염 그룹의 1%미만에 해당되는 수치이며 또한 질병 진행과정이 꽤 느리다. 그리고 전체 감염의 2%가 invasive carcinoma로 진행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30년이다.
이러한 사실은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데는 “정기적 세포검사”만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것이며, 현재 나와있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들의 효능이 유지되는 기간이 “암을 예방한다”라고 말하기엔 턱없이 짧다는 것을 말해준다.
4.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과연 안전한가?
나는 사실 이 질문을 이렇게 바꾸고 싶다.
"가다실, 과연 10대 소녀들에게 충분히 안전한가?"
제약회사, FDA, 그리고 EMA는 이 백신이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다. 제약회사가 제출한 자료는 FDA에 의해 받아들여져 승인되었으며,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1억7천만dose 이상 팔려나갔다. 그리고, 제약회사는 이미 대규모의 안전성 실험을 거쳤으며 안전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현재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지점은 바로 "과연 이 백신이 10대의 어린 소녀들에게도 안전한가"라는 부분이다. 앞서 말한 제약회사의 안전성 실험 대상에는 16세 미만의 소녀들이 고작 1200명포함돼 있었을 뿐이다. 즉, 그것만으로 현재 어린이 무료접종 프로그램의 대상인 9-20세 사이의 어리거나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들에게 안전한지 말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이미 우리나라처럼 어린이 무료접종 프로그램에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포함시켜 수년 전부터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실제로 그 중 몇몇 나라는 소수이긴 하지만 백신의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증상으로 소녀들이 고통을 겪고 있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10대 소녀들에게 이 백신이 안전한가"라는 질문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덴마크 공영방송은 가다실의 안전성에 대한 다큐멘터리【5】를 내보내기도 했으며, 그 이후 덴마크 정부는 가다실의 안전성에 대해 새로운 리뷰를 유럽의약청(EMA)에 요구하고 어린이 무료백신 프로그램에서 가다실을 2종백신인 서바릭스로 대체하기도 했다.
올해(2016년) 1월, EMA는 또다시 가다실에 대한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으며, 가다실의 부작용이라 의심되고 있는 CRPS (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 POTS(postural orthostatic tachycardia syndrome)가 백신이 아닌 다른 요인 때문일 수도 있다는 점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므로 연관성이 있다고 결론 내릴 수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EMA의 이 결정만으로 가다실이 안전하다고 확신하기도 어렵다.
유럽의약청은 계속해서 부작용 리뷰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으며 덴마크 정부도 독자적으로 이 부작용에 대해 모니터링을 해나가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즉,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에 대한 -특히 나이가 어린 여성에 대한- 안전성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미국, 스페인, 유럽 그리고 일본 등지에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관련 부작용 소송 또한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미국 내에서만 HPV 백신을 맞고 죽은 사람이 100명이 넘고(물론 이것은 백만 분의 일의 작은 확률이다) 그 사망자 중 대부분은 십대의 어린 소녀들이다. 미국의 백신부작용 리포트 시스템인 VAERS(Vaccine Adverse Event Reporting System)을 통해 보고된 가다실의 부작용은 10000여건이 넘는다【6】. 가다실 백신이 상대적으로 시판된 기간이 짧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 발생 빈도가 아주 높은 편이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이미 FDA에 의해 승인된 약이 엄청난 인명피해를 입히고 판매금지되어 사라진 경험이 있다. 대표적 사례로 Vioxx라는 약물이 있다. 이 약물에 의해 죽은 사람은 밝혀진 것만 38000명이며, 그 이후 시장에서 사라졌다. FDA가 승인한 약물은 안전하다라는 공식은 만능이 아니다.
맺는 말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나는 이 단어부터 수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이 백신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킬 수 있는 특정 strain의 인간유두종 바이러스(HPV)를 예방하는 백신이다. 백신이 커버하는 HPV의 감염을 예방하는 효능은 이미 많은 실험 결과가 말해주듯이 입증되었다. 그러나 이것이 곧 “암을 예방”한다는 결론은 아직까지 이론적이고 통계적 계산에 의한 것이지 실제 임상시험으로 입증된 것은 없다.
그리고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되는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에 이 백신의 효능은 충분히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나는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지 말라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 이 글을 쓴 것은 아니다. 여러분이나 여러분의 자녀에게이 백신을 맞출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후회 없을 만큼 충분히 찾아보고 형평성 있는 정보를 접한 후에 결정하기를 바라는 마음일 뿐이다. 그래야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1: 실제로 제약회사가 FDA 승인을 받기위해 했던 여러 실험들도, 이 백신을 맞고 “특정 기간동안” 얼마만큼 HPV 감염을 줄였는지가 end point였지, 실제로 어느 정도만큼 암을 예방했는지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암으로까지 병이 진행되는데는 적어도 15-20여년이 넘게 걸린다. (그런 장기간 실험에 돈을 쏟아부을 제약회사는 없다.)
주2: 15 high-risk types (16, 18, 31, 33, 35, 39, 45, 51, 52, 56, 58, 59, 68, 73, and 82), three as probable high-risk (26, 53, and 66), and 12 as low-risk (6, 11, 40, 42, 43, 44, 54, 61, 70, 72, 81, and CP6108).https://en.wikipedia.org/wiki/Cervical_cancer
주3: 최근에 9종을 커버하는 가다실 9이 나왔고 1월에 식약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아 곧 국내에 시판될 예정이다. 이것은 9가지 HPVstrain을 커버하고 기존의 70%예방 범위를 90%까지 끌어올렸다고 제약회사가 주장하고 있는 제품이다.
【1】https://en.wikipedia.org/wiki/Gardasil
【2】https://en.wikipedia.org/wiki/Pap_test
【3】https://en.wikipedia.org/wiki/Cervical_cancer
【4】https://en.wikipedia.org/wiki/Pap_test
【5】https://www.youtube.com/watch?v=GO2i-r39hok
【6】https://www.lifesitenews.com/news/gardasil-linked-to-deaths-and-disabilities-after-young-girls-vaccinated-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