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궁경부암 백신 '안전성 논란' 제기돼
심각한 피해 사례도 다수… 후생노동성 “접종권장 중단” |
<여성주의 저널 일다> 야마자키 히로미 |
최근 일본에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부작용을 둘러싸고 거센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이 개인의 의사에 달린 한국과 달리, 일본은 2010년부터 십대여성들을 대상으로 국가가 비용 전액을 부담하며 접종을 장려해왔기 때문에,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의 숫자가 한국보다 훨씬 많습니다.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다수 보고되면서, 시민사회에서는 백신 접종을 유보하고 안전성과 효용성에 대해 주의 깊게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의 여성언론 <페민>의 야마자키 히로미 기자가 ‘자궁경부암 백신’을 둘러싸고 일본 사회에서 제기되는 우려에 대해 전합니다. [편집자 주]
최근 4년간 보고된 부작용 사례만 ‘1968건’
HPV백신, 이른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접종이 장려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 각지에서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고, 후생노동성은 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전국 자궁경부암백신 피해자 연락회’(대표 마츠후지 미카)는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백신 접종을 중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후생노동성은 “접종을 중단할 만한 의학적 근거는 없다”며 접종을 계속하고 있다.
“백신주사를 맞고부터 계속 열이 난다.”
“손발 저림이 있다.”
“두통과 몸 이곳저곳의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다.”
‘암을 예방하는 유일한 백신’이라 불리며 접종이 장려되어온 HPV백신. 그러나 접종 후 이러한 증상을 호소하는 여학생들이 일본 각지에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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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백신은 2010년부터 공적비용으로 일본 전역의 여중생을 중심으로 접종이 시작되었으며, 올해 4월부터는 국가가 접종을 장려하고 그 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정기 접종 백신’으로 지정되었다. 접종 대상은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까지다.
접종 실시 초기부터 ‘주사 통증으로 실신’ 정도의 부작용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지만, 실상은 더욱 중대하고 심각했다. 접종 3개월 후 보행 곤란, 사지관절통, 일광과민증, 근력저하, 두통, 복통을 경험했다는 사례. 그리고 2회차 접종 다음 날부터 극심한 두통, 구토, 관절통, 섭식곤란. 보행기에 의지한 보행을 겪었다는 사례 등이 보고되었다.
부작용으로 인해 학교를 휴학한 학생도 있으며 의료기관에서 '길랑바레 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 말초신경에 염증이 생겨 신경세포의 축삭을 둘러싸고 있는 ‘수초’라는 절연물질이 벗겨져 발생하는 급성 마비성 질환. 사지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2개월에서 18개월 이내에 회복되지만, 그 이상 마비가 지속되면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함), '복합성 국소동통 증후군' 등의 진단을 받은 경우도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피해자들은 서로 연락을 취해 3월 25일에 ‘전국 자궁경부암 백신 피해자연락회’를 결성하고, 국가에 피해 실태 조사와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의 접종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후생과학심의회 백신 담당부는 2009년부터 2013년 4월까지 두 종류의 백신(서바릭스와 가다실)에 의한 부작용 1968건이 보고된 바 있다고 밝히며, 이 부작용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접종을 중단할 만큼의 의학적 근거는 없다”며 백신접종은 계속하기로 해 논란을 빚고 있다.
HPV백신 피해자 연락회는 4월에 도쿄에서 부작용 사례에 대한 긴급 연구회를 열었고, 연락회의 사무국장인 이케다 리에 씨(도쿄도 히노시의회)를 중심으로 각 시의회, 구의회 등의 6월 의회에 질문 공세를 펴고 있다.
자궁경부암 ‘예방’이라는 말에 담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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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V백신은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불린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 감염을 완벽하게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200종 이상의 인유두종 바이러스 중 16형, 18형의 두 바이러스 감염만을 예방할 뿐이다. 접종을 장려하는 의사들도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을 맞는 것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에도가와 대학의 구마모토 구니히코 교수는 이러한 점을 들어 HPV백신을 “더 이상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이라고 부르지 말아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백신에 첨부된 제약회사의 제품설명서 중 효능 부분에도 HPV백신 예방 효과의 지속 기간이 확실하게 입증되지 않았으며, 평생 치료가 불가능한 중대한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점이 접종을 받는 어린이와 그 보호자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
구마모토 교수는 “백신에 부작용은 있게 마련이지만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부작용이) 허용될 수 있는 확률인가”를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구마모토 교수에 따르면, “일본 국내에서 자궁경부암으로 죽는 사람 수는 연간 10만 명당 4.2명, 그 중 백신으로 막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 16형, 18형은 그 절반 정도”이다.
그렇다면 “가령 접종률이 100%가 되어도 줄일 수 있는 사망자는 10만 명당 2.1명(일본인 여성 전체의 0.002%)이 한계”다. 하지만 “올 3월말까지 보고된 심각한 부작용률은 서바릭스의 경우 접종자 10만 명당 30.8명, 가다실은 10만 명당 11.9명”이다.
장차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할 확률보다 지금 중고생 단계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입을 확률이 6-15배 정도로 훨씬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부작용, 다양한 가능성 열어두고 검토해야'
에도가와 대학의 구마모토 교수는 캐나다 연구자의 논문을 인용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자궁경부암 백신의 또 다른 문제를 지적한다. “서바릭스, 가다실 모두 임상실험 시 비교 상대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결론이 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 백신의 임상실험에서 비교 상대는 대부분 생리식염수가 아닌 ‘아쥬반트’(adjuvant, 면역반응을 높이기 위한 첨가 물질)가 들어간 A형 간염백신이나 아쥬반트만 들어간 가짜약(플라시보)을 사용했다. 즉 면역계를 강하게 자극하는 아쥬반트에 문제가 있을 경우, 양쪽 모두 부작용을 나타내므로 백신은 안전하다는 결론이 났으리라는 것이다.
또한 임상실험 결과 중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하면 16형과 18형의 전암병변(前癌病變, 정상조직에서 암이 발생하기까지의 사이에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중간단계의 병변)은 줄지만, 다른 형에 의한 전암병변이 증가하는 경향이 보인다는 데이터도 있다고 한다.
미야기현 오사키시(市)의 사토내과순환기과의원 원장 사토 소타로 씨는 HPV백신의 부작용에 대해 의학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외국에서도 사망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는데 그 증상을 보면 자기면역성질환(자기의 신체 성분의 무엇인가에 변질이 일어나서 이에 대해 면역반응이 현저히 강하게 일어남으로써 발생하는 질환)임을 알 수 있다. 그것이 뇌나 신경에 영향을 미쳐 강하고 지속적인 두통, 실신, 경련, 찌르는 듯한 통증, 관절통, 운동이상(실조)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추측된다. 백신 그 자체가 갖고 있는 유해성이 전신성 증상을 일으키고 있지 않은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의학적 지식에 기댈 수 없는 피해자가 HPV백신의 부작용과 피해의 원인 관계를 증명하기는 어렵다. 국가로부터 백신접종을 권장 받았다면, 부모가 학교나 나라의 행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따라서 일본정부는 HPV백신을 둘러싼 안전성 논란을 철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
접종 중단 계획이 없다고 밝혔던 후생노동성은 6월 14일 “백신에 의한 부작용에 대해 적절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때까지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에 대한 적극적 권장을 하지 않기로” 입장을 바꿨다.
※<일다>와 제휴 관계인 일본 여성언론 <페민>의 2013년 6월 15일자 기사이며, 고주영님이 번역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