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여아 사망원인 논란
영유아 신종플루 백신접종 (자료사진) |
전문가 "경련증상은 대부분 치료잘돼"
"기흉증상있지만 백신과는 전혀 별개..감기약도 복용"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신종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받은 생후 19개월 여아가 사망하면서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백신접종이 이 아이의 사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만큼 영유아에 대한 백신접종 기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숨진 아이는 지난 14일 지방의 한 병원에서 1차 신종플루 예방백신을 접종한 뒤 사흘이 지난 17일 갑작스런 경련 증세를 보여 병원에 후송돼 항경련제를 투약받았으나, 경련이 멈추지 않자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기던 중 사망했다.
따라서 백신접종 후 사흘만에 경련이 발생한 점만 보면 백신접종에 따른 부작용 중 하나인 `경련' 증상을 일으킨 것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보건당국과 의료진은 이 아이가 백신접종 후 감기증상 때문에 별도의 감기약을 3일치나 복용했고, 경련 증상 발생 후 처음 이송했던 병원에서 경련증상이 가라앉지 않자 숨을 잘 쉴 수 있도록 기도삽관을 한 이후 대학병원으로 다시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했을 수 있는 `기흉'도 연관성은 낮지만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사망한 아이는 항경련제를 투여받고도 조절이 안돼 대학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면서 "백신 부작용으로 경련이 생겼을 수 있지만, 이런 경련증상이 어렵지 않게 조절되는 점을 고려하면 감기약 복용이나, 폐에 공기가 찬 `기흉'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흉의 경우 백신접종과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데다, 전 세계적으로 아직 백신접종의 부작용으로도 보고된 바가 없어 부검을 해봐야만 사인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문가들도 백신 때문에 통상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었겠지만, 부작용 조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개연성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서울대병원 오명돈 교수는 "보통 경련증상이 발생했다면 뇌 속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추정해 볼 수 있지만, 폐기능을 못하게 하는 기흉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면서 "의학적 인과관계가 부족한 상황인 만큼 당국에서 명확한 사망원인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또 "한 명의 사례만으로 백신과의 인과관계를 따지기 어려운 만큼 이번 조사결과가 나오면 정부 당국이나 백신제조회사와 연관성이 없는 중립적 기구에서 현재까지의 백신 부작용 사례를 취합해 이를 국민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