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10대 소년 백신 맞고 다리 마비”NBC “심각한 부작용 첫 사례 발견” 보도
당국 “별 연관성 없다” 부인
세계일보 2009-11-12
미국에서 신종플루 백신을 맞은 14세 소년이 척추신경 등이 마비되는 ‘길리안 바레 증후군’ 증세를 보여 신종플루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처음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NBC방송이 11일 보도했다.
NBC방송은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시에서 육상선수로 활동 중인 조단 맥팔랜드라는 학생이 지난주 신종플루 백신을 맞은 뒤 다리 마비, 근육 경련, 심각한 두통 등 ‘길리안 바레 증후군’ 증세가 나타나 10일 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맥팔랜드가 백신 접종 후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부작용이 나타난 첫 사례라고 덧붙였다.
‘길리안 바레 증후군’이란 백신 속에 있는 약한 바이러스가 우리 몸의 면역력을 키우는 대신 척추 신경계 등에 침투해 호흡이나 운동 기능을 급속히 떨어뜨리는 병이다. 미국에서는 1976년 돼지 인플루엔자 유행에 대비해 백신을 집단 접종한 뒤 부작용으로 500여명이 이 증후군을 앓았으며, 그중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대해 미국 보건당국은 맥팔랜드의 증세와 신종플루백신은 별다른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클라우디아 J 벨로치 예방접종담당관은 “길리안 바레 증후군은 미국에서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1주일 동안 80∼120건 발생하는 질병”이라며 “맥팔랜드는 발병 시기와 백신 접종 시기가 우연히 겹쳤을 뿐 둘 사이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자의 부모는 “아들이 백신을 맞은 지 18시간 만에 급격히 병이 악화됐다”며 “보건 당국은 지역사회에 공포감이 퍼지지 않도록 하는 것만 신경쓰고 있다”고 비판해 신종플루 백신의 안전성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CDC는 지난 4월 발병 이후 미국의 신종플루 사망자가 당초 집계인 1200명이 아니라 4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CDC의 글렌 노왁 대변인은 세균성 폐렴이나 다른 감염 또는 장기 손상 등으로 인한 사망자 중 신종플루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까지 종합해 볼 때 이같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