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캐나다는 국민 절반 “접종 않겠다”
독일은 26일(현지시각)부터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독일의 정치인들과 공무원, 군인들은 항원보강제가 없는 셀바팬을 접종받는다. 반면 대부분의 국민은 항원보강제 성분이 포함된 팬덤릭스를 투여받는다. 항원보강제는 인체의 면역반응을 강화해주는 화학성분이다. 그런데 임신부와 어린이들이 이러한 성분이 함유된 백신을 처방받으면 얼마나 안전한지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가 없다는 게 문제다.
소수의 엘리트들만이 부작용이 더 적을 것으로 보이는 백신을 접종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독일에서는 ‘이등 국민’ 논란이 불거졌다. 볼프강 베지악 독일내과의사협회장은 <에이피>(AP) 통신에 “많은 사람들이 두 가지 종류의 신종 플루 예방접종에 대한 반응으로 ‘두 계급 건강 시스템’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2등 백신’에 대한 불신 등으로 독일 국민들은 신종 플루 예방접종을 꺼리고 있다. 현지 여론조사기관인 엠니트와 시사주간 <포쿠스>의 조사에서 각각 응답자의 66%와 78%가 예방접종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급기야 정부 대변인이 나서 “두 가지 백신은 똑같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팬덤릭스를 접종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항원보강제 성분이 있는 백신을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최근 전세계에 권고했다. 유럽연합에선 항원보강제 성분이 있는 백신이 보편적으로 사용되지만, 미국에선 허가를 받지 못했다.
캐나다는 항원보강제 성분이 없는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캐나다인들은 신종 플루가 크게 위험하지도, 백신의 효과가 크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일간 <글로브 앤 메일>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1%가 백신 접종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도 똑같은 이유로 국민 절반은 예방접종을 받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가 보도했다.
하지만 데이비드 버틀러 존스 캐나다 보건청장은 “백신 예방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날 확률은 100만분의 1에 불과한 반면, 접종을 받지 않으면 대유행 단계에 접어든 신종 플루에 감염될 확률이 약 20~35%에 이를 것”이라고 접종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