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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하고 잘 사는 사람들의 예방접종

작성자: 안예모님    작성일시: 작성일2016-12-31 12:22:09    조회: 2,342회    댓글: 0

이 글은 계간 "부모가 최고의 의사" 9호에 실린 글입니다. 

 

발행인 칼럼


똑똑하고 잘 사는 사람들의 예방접종

 

»»류재천 (발행인)

 

  얼마 전에 말을 빙빙 돌리긴 했지만, 요즘 미국에서 발생하는 홍역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 때문인 것처럼 말하는 기사가 있었다. 기사는 요점 없이 몇 가지 사실들을 나열했지만, 그 중에는 기자가 별로 신경 쓰지 않고 흘린 아래와 같은 대목이 있었다. 엄청난 사실이었지만, 그 기자는 ‘심층취재 담당’은 아니었던 것 같다.

 

  "미국 언론은 “부자일수록 예방접종률이 떨어지는 위험한 새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부모들의 경제 수준과 교육 수준이 높은 ‘부자 동네’에서 아동 예방접종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비벌리힐스의 웨스트사이드 월도프스쿨에서는 권장 시기에 맞춰 예방접종을 받은 유치원생은 21%뿐이었다."

  <한겨레> 2015년 2월 22일

 

  미국 최고 부자들이 산다는 비버리힐스의 유치원생 중 단 21%만 이 정부 권장대로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니, 이건 좀 ‘해괴한’ 뉴스다.

  왜 돈 많은 사람들이 그 좋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것일까? 돈만 많다는 기사라면 비버리힐스에 졸부만 모이나 했을 텐데 교육 수준도 높다고 한다. 왜 많이 배우고 잘 사는 사람들이 예방접종을 하지 않을까?

  잠시 다른 이야기에서 힌트를 찾아보자. 옛날에는 부자들이 ‘흰 쌀밥’을 먹었지만 이제 흰 쌀밥을 먹는 부자들은 찾기 힘들다. 지금 잡곡 값은 사실 서민들이 많이 먹기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비싸다. 몇몇 잡곡은 진짜 정월대보름 정도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비싸졌다.

 

  백신은 옛날에는 부자들이 주로 접종했다. 무료도 아니었을 뿐 아니라 서민들은 병원에 진짜 죽을 만큼 아플 때만 갔기 때문이다. 희한하게도 당시 자폐증은 주로 ‘상류층의 병’이었다.

 

  "1940년대와 1950년대의 자폐증은 상위계층과 중산층의 가정에서 주로 발생했는데, 이들은 자녀를 위해 건강검진 뿐 아니라 예방접종을 받기 위한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정부보조로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계층에서도 자유롭게 예방접종을 받게 되자 자폐증은 모든 계층에서 나타나게 됐다. 요즘 자폐증은 사회 경제적 계층에 관계없이 사회 전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 중에서

 

  흰 쌀밥을 먹던 부자들이 잡곡을 먹기 시작하고, 우유를 먼저 챙겨먹던 사람들이 우유를 멀리하기 시작한 것처럼 이제는 ‘정보에 매우 민감하지만 정보에 잘 휘둘리지 않는 계층’에서부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지금은 세계 어디에서나 많이 배우고 잘 사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앞장서서 백신을 멀리 하고 있다. 자본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사람들부터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번 호 외국의 백신자료에는 한 소아과 의사의 호소문이 실려 있다. 제발 이제 “백신이 안전하다는 말을 그만 하라!”는 외침이다. 너무나 많은 과학적 증거와 수백수천 명의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자폐증 발병시기 육아동영상의 진실을 놔두고 단순히 “안전하다”는 탁상공론과 “안 맞추는 사람 때문에 병이 발생했다”는 협박만으로 예방접종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을까!

  처음엔 부자들이 현미를 먹기 시작했지만, 이제 너도나도 현미를 먹고 있다. 처음엔 똑똑한 사람들부터 우유를 멀리하기 시작했지만, 이제 많은 사람들이 그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백신도 그렇게 되고 있다.

 

  예방접종 시스템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제 부작용을 부작용으로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어떤 백신은 병을 예방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실패한 제품은 퇴출되는 것이 정상적인 시장경제이다. 자본의 힘으로, ‘협박’의 힘으로 퇴출을 막아서는 안 된다.

  낡고 실패한 백신이 퇴출되어야 진짜 안전하고 좋은 백신이 출현할 수 있다. 그래야 모든 예방접종이 불신 받는 시대의 도래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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