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계간 "부모가 최고의 의사" 8호에 실린 글입니다.
발행인 칼럼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하여
»»류재천 (대표 / 발행인)
우리 모임이 재창립하여 시민단체의 모습을 제대로 갖춘 지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수많은 일들이 있었고, 편집위원과 번역위원, 그리고 우리 회원들의 땀과 노력으로 만든 이 책 <부모가 최고의 의사>도 어느덧 8호를 내게 되었습니다. 예쁘게 나란
히 책꽂이에 꽂혀 있는 이 책들을 보고 있노라면 뿌듯하기도 합니다.
올 하반기부터는 1년 동안의 교육을 수료하면서 공부하고 토론한 교육위원들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지난해까지 오로지 ‘대표’만 출장 다녔던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하여> 강의도 올해부터는 사무국장을 비롯하여 각 지역에 포진하고 있는 교육위원들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자연건강 전문가과정 기초강좌도 교육위원들이 맡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교육위원들과 사무국에서 힘을 합쳐 40쪽에 달하는 백신 소책자를 PDF로 만들어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이미 다운 받아 많은 분들이 보고 있겠지만, 이 소책자의 이름도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하여>입니다. 그동안 많은 회원들이 요청했던 자료였지만, 일하는 사람 부족, 자료 부족으로 적당한 해결책을 제공하지 못했었는데, 아직 보충해야할 것이 많긴 하지만 첫 번째 작품을 내놓은 셈입니다.
이 소책자를 만드는데 지대한 기여를 한 책도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 이름도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하여>입니다. 부제는 “인권에 길을 묻다”입니다. 이 책은 744쪽의 방대한 분량을 자랑합니다. 크기에 비해 그다지 무겁지는 않지만, 베개로 쓰기 딱 좋은 두께입니다. 방대한 분량만큼이나 출간에 걸린 시간이 2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우리 회원은 아니지만, 환자를 위하는 신실한 많은 한의사들의 적극적인 봉사와 참여로 번역이 이뤄졌습니다. 아무래도 번역자들이 전문적인 번역가가 아니고, 많은 사람이 작은 부분을 나누어 번역하다보니 필연적으로 일관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이 책의 원저자도 거의 30명이나 됩니다. 그래서 원작의 일관성도 좀 많이 떨어지고 곳곳에 오류도 많았습니다. 원작의 오류를 구글로 찾아가는 과정은 거의 ‘반지원정대’ 수준이었죠. 그래서 번역 후 작업만 1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동안의 ‘모험(?)’은 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책 내용 하나하나가 우리에겐 보석과 같았기에 충분히 갈 수 있었던 여행이었습니다. 특히 같이 ‘원정대’ 활동을 해준 베테랑 출판편집자이자 번역위원인 변은숙(아리)님이 없었다면 엄청 더 힘든 여정이었을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책을 엮은 미국의 시민단체는 우리 단체와 비슷한 활동을 하는 ‘개인인권센터’라는 곳입니다. 이들이 우리보다 먼저 더 많이 고민한 흔적이 책 곳곳에 있습니다. 책은 먼저 인권에게 길을 묻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가치가 무너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말합니다. 죽을 수도 있는 약품을 강제로 판매하고, 그것에 대해 책임도 지지 않는 너무나 이상한 현재를 말합니다.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하여>는 미국 사람이 쓴 미국 사회를 엿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듯합니다. 참여한 저자들은 다양합니다. 로스쿨 교수, 역사학 교수, 화학 교수와 여러 분야의 의사들로부터 미생물학자, 간호사, 변호사, 인권운동가, 백신활동가, 군인, 백신 부작용 희생자 엄마와 아빠, 영양학자, 심리학자, 투자분석가까지 거의 모든 ‘시민’들이 자기의 전문 영역과 경험에 기대어 이야기합니다.
이들 대부분은 ‘안티 백신’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인 백신-자폐증 논쟁을 불러일으킨 웨이크필드 박사도 이 책의 저자로 참여하고 있지만, 그 역시 백신을 반대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우리 모임 대다수 회원들이 백신 반대주의자가 아니듯 말입니다. 웨이크필드는 홍역, 볼거리, 풍진 백신을 따로 따로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이유로 조국을 잃고 의사면허도 잃었습니다. 그는 단지 ‘안전한 예방접종’을 원했을 뿐인데, 자기에게 있지도 않은 특허로 돈을 벌려고 했다는 사기꾼 모함까지 당했습니다. 이런 모함에는 새로운 ‘백신 사업’에 매진하고 있는 유명한 사업가 빌 게이츠까지 가담했습니다.
이런 모함은 백신에 대해 조금이라도 비판적 의견을 내는 모든 과학자와 단체들에게 가해지는 전형적인 형태입니다. 우리 모임에 대해 서도 인터넷에 이런 모함이 있습니다. 백신으로 발달장애가 생긴 부모들이 돈을 모아 단식을 했던 것과 <백신마케팅> DVD 수익금을 모아 8개월에 B형간염 백신을 맞고 유명을 달리했지만, 나라로부터 모멸 찬 대우를 받은 아기의 가족에게 기부했던 일이 돈벌이로 모함당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일부 보건관료들과 극단적인 백신 찬성주의자들의 이런 행태를 보면 파시즘이나 나치즘을 추종하는 극우주의자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에 관해서는 나치의 아우슈비츠 유대인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이자, 현재 의료 인권운동을 하고 있는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하여> 저자 중 한 명이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보건관료들도 이런 부분에서는 그들과 같습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안티’ 딱지를 붙여서 민간단체 등록을 거부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제대로 된 정보제공과 부작용을 부작용으로 인정하라는 설명하기도 마뜩찮은 너무나 당연한 권리였는데도 말입니다.
우리 회원들 중에서도 모임의 취지가 왜곡되어 전달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모임은 백신을 반대하는 모임이 아닙니다. 사실 진짜 외골수 반대주의자들은 대부분 모임을 떠났거나 활동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임은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모임>이기 때문이고, 대다수 회원들이 ‘안전한 예방접종 위한 활동’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백신에 들어있는 수은을 빼라고 해도 안 되고, 알루미늄을 빼라고 해도 안 되고, 부작용 보상을 제대로 하라고 해도 안 된다면 도대체 ‘시민’이 나라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상황이 뭐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긴 했지만, 우린 그래도 그 ‘뭐’를 찾아 소책자와 ‘큰 책자’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하여>를 만들었습니다. 이 책으로 혹시 뭔가 수익금이 생긴다면 그것은 당연히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해 쓰일 것입니다. 베개로 쓰기에 적당히 두꺼워서 좋고, 책에 전문적인 내용도 많아서 수면제로도 참 좋습니다. 하나씩 마련하셔서 베개로 사용하다 생각나면 한번씩 보고, 졸리면 베고 자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엔 코믹이 가미된 유쾌한 풍욕 파일을 만들려고 합니다. 갈 길 멀어도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하여’ 재미있게 갑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