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계간 "부모가 최고의 의사" 5호에 실린 글입니다.
공부합시다, 예방접종
국내 유통 중인 폐구균백신 분석 1
»»김인순 (사무국장)
노인의 폐구균백신 무료접종 도입과 함께 소아에게도 무료접종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올해 국회는 폐구균백신을 필수접종으로 추진하기 위해 586억 원의 예산을 배정해놓은 상태이며 무료접종으로 지자체 부담금까지 합하면 전체 예산규모는 1,2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간다.
의료계에서조차 폐구균백신 무료접종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1 경남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마상혁 과장은 우리나라 대학병원의 경우 폐구균 감염환자는 1년에 1~2명 수준이라 필수예방접종에 포함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소아과학회 김동수 이사장도 실제 침습성 폐구균으로 인해 환자가 위급한 경우는 많지 않다고 언급했다.
폐구균은 정상인의 코, 기도, 기관지 등에서 발견되는 정상균이며 건강한 사람의 몸에서는 활동을 하지 못한다. 성인보다 소아 및 노인에게 감염 및 증상이 흔하게 일어나며, 호흡기 질환이 흔한 겨울철에 잘 발생하고 원외 세균성 폐렴, 수막염, 급성 중이염, 부비동염의 흔한 원인균이다. 폐구균백신은 1983년부터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소아용 백신은 2003년 말에 도입됐다.
폐구균백신은 접종받는 사람의 연령대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된다. 성인에게는 폐구균 23가지 혈청형이 들어간 다당질백신(PPV)으로, 뉴모 23주(사노피 파스퇴르)과 프로디악스23(한국MSD)이 유통되고 있다. 이 백신의 접종연령은 만 2세부터 노인까지이며 1회 접종 후 고위험군에 한해 추가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2세 미만 소아에게는 폐구균 단백결합백신(PCV)이 쓰인다. 프리베나13, 프리베나7, 신플로릭스가 유통되며, 종류에 따라 7~13개의 혈청형이 포함된다. 이 백신은 생후 2, 4, 6개월 3차례 기초접종과 12~15개월에 추가접종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만 17세까지 접종이 가능하다.
각 백신별로 효과를 비교분석한 자료는 없다. 질병관리본부에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 25개 병원을 대상으로 침습성 폐구균 질환 입원한 소아를 조사했다. 19A항체는 프리베나13에만 포함되어 있지만, 프리베나 13접종군에서도 19A감염이 발생한 것이 확인됐다.
폐구균백신 접종 전에 많은 수의 아이들이 항체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폐구균백신 접종 전에도 78%미만의 방어항체를 지니고 있으며, 특히 18C는 백신접종 전에 항체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2 침습성 폐구균 감염의 경험은 없을지라도 국소적 폐구균 감염을 통해 항체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폐구균백신에는 폐구균 질환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90여개의 혈청형 중 백신 종류에 따라 7~23개의 혈청형이 포함되어 있다. 국내 유통 중인 소아 폐구균백신인 프리베나13에는 13가지, 신플로릭스에는 10가지가 포함되어 있다. 소아 폐구균백신의 성분에는 알루미늄, 폴리소르베이트80 등의 첨가물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