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계간 "부모가 최고의 의사" 4호에 실린 글입니다.
공부합시다, 예방접종
DTaP백신의 현황과 문제점 2
»»김인순 (사무국장)
높은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유행하는 백일해
우리나라에서는 백신을 본격적으로 보급하기 전이었던 1955년 이후 백일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1970년대 조사연구에서 보면 백일해 발병률은 인구 1만 명당 1명 이하였고 사망률도 인구 100만 명당 1명 이하로 떨어졌다. 1990년대 백신접종률은 90%이상으로 증가했고, 현재는 기초접종률이 99%이상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백일해 환자는 줄지 않고 오히려 늘고 있다. 2008년까지 매년 10건 남짓한 발생건수가 2009년 66건, 2011년 97건, 2012년에는 230건으로 환자가 급등하는 추세이다.
백일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재유행하고 있으며, 특히 백신 접종률이 90%이상인 나라에서 대규모로 유행하고 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매년 세계적으로 3천~5천만 명의 환자가 생기고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만 지난해 약 41,000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2001년 7,800명이던 환자수가 10년 만에 5배 증가했다. 영국에서도 2008년 900명이던 환자수가 지난해 9,700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에서의 백일해 면역력에 대한 연구를 보면 백일해접종으로 인해 성인 백일해가 늘어나고 백일해 면역 또한 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3
1970년대에서 1980년 사이에는 백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중증 부작용으로 백신접종을 기피했으며, 실제 1973년 조사대상 어린이의 84.8%가 DTP백신을 한 번도 맞은 적이 없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이들이 성인이 되고 난, 1999년 조사에서 이들에게는 면역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항체가 있는 이유는 당연히 자연적으로 면역이 생긴 것이다. 이들은 백일해균에 대해 자연면역을 얻었으며, 이는 백신에 의한 일시적이고 제한된 인공면역에 비해 항체가가 떨어지지 않고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외국 사례를 보면, 예방접종률이 높은 나라에서는 예방접종 시기에 가장 높은 항체가를 보이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항체가가 감소한다고 보고된다. 반면 예방접종률이 낮은 나라에서는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항체가가 상승하고 있다. 백신 사용으로 백일해의 자연면역은 떨어지고, 백신에 의한 인공면역은 방어력도 완전하지 못할 뿐 아니라, 성인기에 백일해에 걸리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최근 백일해가 유행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백일해균이 변이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백일해백신 제조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 및 기타 첨가제에 의해 독성중화과정을 거치면서 기존 백일해균은 단백 변이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독성을 중화하는 과정에서 백일해균의 변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다.4 이는 예방접종으로 인해 백일해균의 변종을 가져왔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백일해균이 변이되지 않고 유통됐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달라지지 않는다. 유행하는 백일해균이 변이가 됐다면 백신으로는 변종된 백일해를 예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위의 표는 우리나라의 2001년부터 2012년까지 백일해 발생건수를 나타낸다. 2009년부터 백일해가 증가해 11세에서 20세인 청소년기와 20세 이상 성인의 백일해 발생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시기는 청소년 및 성인이 백신으로 인해 자연면역의 기회도 얻지 못하고, 백일해 백신의 효과도 감소하는 시기와 맞물린다. 즉 백일해백신인 DTaP는 백일해를 효과적으로 예방하지 못하고 오히려 질병예방이 아닌 백일해 유행을 불러왔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