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계간 "부모가 최고의 의사" 3호에 실린 글입니다.
외국의 백신자료
노인과 영유아에 대한 독감백신의 낮은 효과 1
»»송한나 (구름을 / 번역위원) 옮김
정부권고에도 불구하고 독감 예방접종이 65세 이상 노인이나 2세 이하 아이에게 효과가 있다는 증거는 부족하다. 매년 1억2천만 명의 미국인들이 독감예방접종을 위해 소매를 걷어 올린다. 2010년 이후로 미 질병관리본부는 생후 6개월 이상 모든 건강한 국민에게 연 1회 독감 예방접종을 권고해 왔다. 이 권고의 목적은 감염확산을 줄이고 특별히 노인과 영유아에게 있어서 폐렴과 같은 잠재적 합병증의 위험성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두 취약계층에 대한 예방접종 효과를 보여주는 과학적 연구는 충분하지 않다. 건강한 성인들에게는 어느 정도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해도 기대하는 것만큼 그 효과가 높지 않다. 한 가지 자주 인용되는 주장은 10여 년 전에 발표된 몇 가지 대규모 메타분석에 근거한 것인데 이에 따르면 독감접종이 노인의 겨울철 사망 위험을 절반으로 낮춘다고 한다.
그러나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는 큰 오류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05년 내과의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독감은 겨울철 노인사망 원인의 약5%밖에 차지하지 않는다고 한다. 즉 해마다 노인 1천명 당 1명 정도가 독감으로 인해 사망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독감 예방접종이 겨울철에 발생하는 모든 노인층 사망의 절반을 예방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2006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1980년대 후반에 노인층의 독감 예방접종률은 증가하였지만 초과사망률의 감소와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시애틀 공중보건연구소의 감염성 질환 연구학자인 리사 잭슨 연구팀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독감 예방접종 노인은 비접종 노인에 비해 독감철 사망률이 44% 적었지만 백신 접종군은 또한 독감철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이미 사망률이 61%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 워싱턴 대학의 국제보건 연구 교수이며 2005년 내과의학회지에 실린 연구의 공동 저자인 론 시몬슨 박사는“ 당연히 사람들은 예방접종이 질병이 유행하기도 전에 해당 질병을 막아준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특이한 현상을“ 건강한 사용자” 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본다. 질병관리본부의 데이비드 셰이 박사에 따르면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건강이 매우 좋지 않거나 지난 몇 달 안에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예방접종을 하는 사람들은 이미 건강한 편이어서 사망 위험성도 낮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방접종은 실제로 노인층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미네소타 대학의 감염성 질환 연구 정책센터의 역학자인 마이클 오스터홈 박사는 독감 백신의 효과를 보여주는 1967년에서 2011년 사이에 시행된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 결과들을 메타 분석해서 2012년 1월자 랜싯 감염질환 학회지에 발표하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기존 독감 예방접종의 효과를 측정할 만한 어떤 임상실험도 없었다. 노인층의 감염이나 사망을 예방하는 유일한 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약화시킨 형태의 생백신이 포함된 흡입용 백신인데 미국에서는 50세 이상의 성인에게는 사용이 승인되지 않는 백신이다.
기존의 예방접종이 노인에게 효과가 없는 것은‘ 면역노화’라고 알려진 개념 때문이다. 즉 노화가 진행되면 면역체계가 약해져서 백신에 대한 반응이 떨어지는데 특히 비활성 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경우다. 물론 미 식품의약국이 이러한 문제를 이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인층을 위한 고용량 백신을 2009년에 허가하였지만 그 효과의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발표된 적이 없다. 잭슨 박사에 따르면 백신용량이 클수록 더 많은 항체가 생성되지만 이것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실제로는 모른다고 한다.
비영리 독립단체로 근거중심의학을 추구하는 코크란 연구소에서 2010년에 발표한 체계적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층 독감예방을 위한 백신의 역할이 확실하다고 결론 내기 전까지는 급성 호흡기 감염질환을 조절할 수 있는 더 종합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시행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이 부족한 이유 중의 하나는 미국 정부가 이러한 연구를 비윤리적인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의학적 형평성이라는 개념에 근거하여 과학자들은 주류 의학계에서 이미 효과적이라고 받아들여지는 치료에 대하여 무작위 대조군 임상실험을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임상실험을 시행하게 되면 참가자의 절반이 잠재적인 위험성을 걱정해서 치료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셰이 박사는“ 우리는 어려운 위치에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이미 노인층에게 독감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에 갑자기 자신들의 입장을 바꾸어 임상실험에 표준적인 치료를 거부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피험자들을 참가하도록 요구할 수는 없다.” 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