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계간 "부모가 최고의 의사" 3호에 실린 글입니다.
공부합시다, 예방접종
독감백신 현황과 문제점 2
»»김인순 (사무국장) 류재천 (셀프케어 / 발행인)
편견이 부른 비극적 결론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외부용역으로 최근 실시한 김동호의 다른 연구2를 보면 ‘양심적인’ 연구자들조차 얼마나 편견에 휩싸여 있는지 볼 수 있다. 이 연구는 국내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진정한’ 연구라고 볼 수 있다. 많은 연구들 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대조군을 설정하지 않고 항체의 변화만을 바라보는 연구라면, 이 연구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대조군을 설정했다는 것 자체로 크게 평가받을 만하다.
이 연구에는 6개월에서 18세까지의 소아청소년 중 백신접종군 407명, 비접종군 223명이 참가했다. 접종군 중 독감양상을 보인 환자는 23명이었고, 비접종군에서 독감양상을 보인 환자는 21명이었다. 그런데 연구자가 내린 결론은 재미있다. 독감백신의 효과가 84.5%라고 결론내린 것이다. 이유는 환자 모두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독감에 걸렸지만 혈청검사를 해보니 접종군에서는 3명, 비접종군에는 10명에서 독감바이러스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 결론을 보면 요즘 개그콘서트에서 유행하는 개그가 떠오른다.“ 난 영웅은 싫어! 히어로가 좋지!”
우리가 예방하고 싶은 것은 독감의 증상이지 혈청검사에서 독감바이러스로 판명 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예방하고 싶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접종군과 비접종군의 피험자 수가 비대칭이기 때문에 이해를 돕기 위해 대조군을 시험군과 똑같은 숫자로 맞춰보자. 비접종군 223명을 접종군 407명으로 변환하면 산술적으로 비접종군에서 38명 정도의 독감환자가 생긴다고 볼 수 있다. 숫자적으로 보면 접종군의 독감환자가 23명이기 때문에 접종군의 독감환자가 40% 정도 적게 나타난 것을 볼 수 있다. 요약문에서는 빠졌지만 연구자도 실제 독감예방률이 40%라고 본문 속에 적어두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제출해야하는 보고서이기 때문에 요약문에서는 이 이야기를 빼놓은 것이 아닌가 한다. 40%라면 동전 던지기 놀이보다도 못한 확률이지만 그래도‘ 예상’보다 낮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 연구는 참‘ 훌륭’하다. 부작용을 자세히 조사했기 때문이다.
접종군 407명 중 371명에 대한 부작용이 조사됐다. 2회를 접종한 사람이 있기 때문에 396번의 백신이 접종됐다. 연구자는 2차접종 부작용은 통계에서‘ 자의적으로’ 제외했다. 2차접종 부작용을 제외하면 안 되는 이유는 대조군인 비접종군에서는 백신접종을 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그 누구도 부작용을 겪지 않기 때문이다. 대조군과 비교할 수 있는 항목을 제외하는 것은 타당한 연구방법이 아니다.
자의적으로 부작용을 제외했더라도 371명만으로 이야기는 충분하다. 371명 중 전신부작용으로 근육통 19명, 발열과 오한 12명, 두통 8명, 전신쇠약감 6명이 나타났다. 전신부작용을 겪은 사례만 45회로 기록되어 있다. 34명이 45회의 전신부작용을 겼었다는 보고서 결과를 보면 몇몇 아이들은 위의 증상을 2개 이상 겪었다는 이야기이다. 국소부작용으로는 압통, 종창, 가려움증, 발적 등이 나타났는데, 52명에서 78회의 부작용을 겪었다.
결국 백신을 접종한 407명 중 23명은 독감에 걸렸고, 34명은 독감증상 같은 부작용(근육통, 발열, 오한, 두통, 전신쇠약감)을 겪었고, 52명은 주사부위가 뭉치거나 가렵거나 붓고 곪은 것이다. 국소부작용을 제외하더라도 독감증상만 57명이 앓았다. 407명으로 환산한 비접종군은 단 38명만 독감에 걸렸고 이들이 백신부작용에 걸릴 확률은 0%이다. 이 보고서의 말미에는 이런 제안이 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소아에서 인플루엔자 백신접종의 필요성을 좀 더 설득력 있게 홍보할 수가 있게 됐다.”
스스로 훌륭한 연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편견에 휩싸여 얼마나 비극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연구에서 추가로 알 수 있는 백신이론상의 허점이 있다. 이 연구에 사용된 백신은 대부분 사백신이다. 생백신을 접종한 아이는 3명뿐이었다. 생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약화시켜서 만든 것이라서 이론상 예방하려고 하는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백신, 즉 균이나 바이러스를 죽여서 만든 백신은 예방하려고 하는 그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 백신의 주류이론이 다. 하지만 연구결과를 보면 부작용으로 45회의 독감증상이 일어났다. 독감사백신이 독감증상을 유발한 것이다.
독감을 예방하려면 백신이 필수적이라고 외치는 보건당국과 제약회사, 의사들의 광고와 홍보는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편견의 산물이다.
참고문헌
1. 인플루엔자백신의 유용성 평가 - 인플루엔자 백신의 면역원성 및 안전성 평가, 한국원자력 의학원, 김동호, 2012
2. 인플루엔자백신(소아)의 유용성 평가 - 인플루엔자 백신의 면역원성 및 안전성 평가(한국원자력의학원, 김동호, 2009